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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대학원 소식 Vol. 3]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가는 전략적 전환의 순간 - 박승한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 작성일
- 2026.02.19
- 작성자
- 일반대학원
- 게시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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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대학원 소식 Vol. 3] 전문가 기고문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으로 가는 전략적 전환의 순간
박승한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前 연구부총장 겸 대학원장)

지난 10년간 우리 대학은 QS와 THE 등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대학평가기관으로부터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으며 국제적 경쟁력을 확고히 인정받아 왔다. 이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가 아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교육과 연구의 본질을 지켜 온 교수들의 헌신, 더 나은 배움과 성취를 향해 쉼 없이 도전해 온 학생들의 열정, 이를 묵묵히 뒷받침해 온 교직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 그리고 국내·외 40여만 동문들의 따뜻한 응원과 후원이 함께 빚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이 성취는 우리 대학 공동체 모두의 성실한 노력이 축적된 결과이며, 우리 대학이 지향해 온 가치와 철학이 시대적 성과로 구현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과는 과거를 확인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큰 도약을 향한 출발점이어야 한다. 이제 우리 대학은 이 성취를 발판 삼아 교육과 연구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이며, 명실상부한 연구중심의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해야 할 책무 앞에 서 있다.
연구중심의 세계 초일류 대학이란 무엇인가?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가장 다니고 싶은 대학이며, 우수한 학자들이 연구하고 싶은 대학이고, 졸업생들이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에서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이다. 동시에 인문·사회 분야 기초학문이 지닌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한편, 과학기술 분야의 탁월한 연구 경쟁력을 바탕으로 첨단기술과 차세대 산업의 산실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이다. 훌륭한 교수진과 창의적 인재, 헌신적인 행정 시스템, 세계 수준의 교육·연구 환경, 그리고 개방성과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대학 운영은 이러한 대학의 공통된 특징이다.
이러한 연구중심 세계 초일류 대학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가는 국가의 경쟁력과 산업 발전, 나아가 국제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다. 따라서 우리 대학이 이러한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와 함께 이학·공학·의생명과학 분야의 연구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는 단순한 규모 확장이나 순위 상승을 넘어, 학문 생태계 전반의 질적 도약을 지향하는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우수한 교수진 확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 유치, 첨단 연구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과감한 투자가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학·공학·의생명과학 분야의 연구력은 단기간의 투자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에 대한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전교적 차원의 집중적·지속적 투자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가시적 성과가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술혁신과 지적자산 축적, 차세대 산업 창출의 원동력이 된다. 더 나아가 대학의 수익 구조를 질적으로 고도화함으로써 인문·사회 분야를 포함한 대학 전체의 연구 경쟁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다.
세계 초일류 대학을 향한 전략적 방향 설정
연구중심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문·사회·이학·공학·의생명 분야 전반에 걸친 중·장기 발전 전략이 체계적으로 수립되고 일관되게 실행되어야 한다. 명확한 미션과 비전, 목표를 구성원과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점검·개선하며, 대학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경쟁 대학과 비교한 우리 대학의 강점과 약점을 냉정히 분석하고, 가용 자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세계 초일류 대학을 지향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은 우수한 신임 교수의 영입과 연구역량 강화, 대형연구 과제 유치를 위한 인프라 구축, 다학제적 융합·복합 신지식의 창출 및 대형 융·복합 연구 공간 신축, 해외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재정 기반 확충 등 대학 운영 전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어야 하며, 재정과 공간 자원 역시 이에 맞추어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우수 신임 교수 영입 및 역량 강화 생태계 혁신
우수한 신진 교수의 영입과 연구역량 강화는 연구중심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가는 핵심 동력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이다. 연구력이 왕성하고 창의적이며 학문 발전의 최신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 인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이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질 높은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선발한 신임 교수에게는 새로운 지식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가치 창조’를 추구하는 연구 문화를 정착시키고, 중·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독려하여야 한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시니어 연구자를 중심으로 연구 집단을 구성하고, 신임 교수가 대형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신진연구자–중견연구자–리더연구자’로 성장하는 안정적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학문적 연속성과 혁신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대형 연구과제 유치를 위한 전략의 전환
최근 정부 정책은 국가 전략기술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대형 국책과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여기에 특정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한 집중 육성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고등교육과 사립대학 연구 생태계 전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대학의 연구 방식과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할 구조적 신호로, 이에 대한 중·장기적 대응 전략 수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우리 대학은 이제 공고된 과제에 수동적으로 응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적 난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대형 과제를 선제적으로 기획·제안하는 능동적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와 시대가 필요로 하는 대형과제를 사전에 기획·제안·유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본부 차원의 조직을 구축하고, 실질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 재원 확보와 적극적으로 추진할 연구 행정의 전문성 및 효율성 제고를 병행하여야 한다.
세계적 수준의 초대형 융·복합 연구 인프라 구축
최근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지식의 다양성과 이종 학문 간의 융합에서 빠르게 창출되고 있으며, 신산업의 창출 또한 산업 간의 융・복합화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IT, BT, NT, ET, CT, ST 등 미래 첨단기술이 서로 수직 혹은 수평적으로 결합하는 다학제적 융합·복합기술 분야에서 혁신이 급속히 일어나고 있으며, 신기술 창출 역시 이러한 융·복합 기술 시너지의 극대화와 산업 간 융·복합화를 통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대학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상상력, 예술적 창의성, 과학적 합리성을 결합한 다학제 융·복합 연구를 적극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방형 공동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학교 차원의 중·장기 전략 아래 다학제 연구 문화 및 신지식 창출을 구현할 세계 수준의 초대형 융·복합 연구 공간을 시급히 신축해야 하며, 학제 간 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추는 제도적 유연성 역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
글로벌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다각적 재원 조성
글로벌 경쟁 시대에 전 세계 최고의 우수 인재 확보는 대학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연구중심 세계 초일류 대학들은 이미 등록금과 생활비를 전액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통해 최고의 인재를 선점하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부분 장학금의 지원을 넘어, 세계 최상위권 학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구조적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학원생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포괄 지원하는 ‘글로벌 엘리트 장학기금(Global Excellence Scholarship Fund)’(가칭) 조성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우수 인재를 유치하여야 한다. 박사과정과 석·박사 통합과정, 전략 분야 석사과정을 중심으로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고, 연구 몰입형 교육과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 참여를 연계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연구 경쟁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재원 확보를 위해 대학 발전기금 내 목적기금 신설, 기업과의 전략적 매칭 펀드 구축, 정부·지자체 사업 연계, 국내외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정 기부 유치 등 다각적 재원 구조를 구축하고 조성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장학 재정 모델을 확립해야 한다.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향한 결단과 도약의 전환점
사립대학인 우리 대학은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따른 등록금 수입 감소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기업 기부 및 연구개발 지원 축소 등으로 재정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학·공학 분야의 연구 공간 인프라 약화로 인한 연구 경쟁력 저하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고 연구중심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진의 확보와 대형 첨단 연구를 뒷받침할 공간 확충을 포함한 단기·중기·장기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이는 단지 우리 대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대전환의 여정은 대학 구성원 모두의 공감과 연대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수와 학생, 교직원, 동문이 함께 뜻을 모으고, 국·내외 동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성원이 더해질 때 비로소 변화의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은 과거의 성과에 머무를 때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결단으로 새로운 140년을 열어가야 할 중대한 전환점이다. 우리 대학이 다시 한 번 세계를 향해 연구중심의 초일류대학으로 도약하는 길에 나설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