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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대학원을 찾아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대학원장을 맡게 된 중어중문학과 김현철(金鉉哲)입니다.

 

1920년에 준공된 스팀슨 관을 드나들 때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인물상이 있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언더우드 상이지요. 고즈넉하게 비가 내리는 가을날에도, 하얀 눈이 펄펄 날리는 겨울날에도 우리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분 앞을 지나다닙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연세대학교 대학원은 1950년에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석사 5만 명과 박사 1만 6천 명을 배출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기관이자 교육기관입니다. 재학생도 1만 3천여 명이나 되며, 91개의 학과와 27개의 학과 간 협동과정, 그리고 30개의 학연산 협동과정을 갖춘 진리와 자유를 향한 상아탑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엄혹한 일제 강점기에도 그리고 어려웠던 동란 속에서도 대학원은 늘 꽃을 피우고 자랑스러운 연세인을 배출해 왔습니다.

물질적인 것이 모든 가치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여전히 세분된 전공 속에서 탈경계와 융합을 기치로 묵묵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향후 학문후속세대 양성과 진정한 고등교육의 교육자를 길러내는 데는 어제와 오늘이 따로 없습니다. 시대 상황이나 사회 환경이 달라졌어도 우리가 견지해야 할 ‘정신적 가치’, 바로 이것이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지금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AI 시대와 초연결사회의 도래를 말합니다. 이러한 급속한 시대의 변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여전히 학문적 연구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교수와 연구자들, 직원과 학생들의 소양은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납니다. 아무리 물질적 가치가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라고 해도 우리 대학원에는 해마다 여전히 많은 인재가 입학하고 있고, 그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들이 시대의 변화에 호응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만들어 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내적으로는 학문적 치열함으로 무장하고, 외적으로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대중과 소통하며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정신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매일 우리를 바라보며 건물 앞에 서 계시는 선학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문적 깊이와 대중적 소통, 그것은 두 개의 다른 길이 아니라 하나의 길입니다. 그 길을 조금이나마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 길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리며, 인사말에 갈음합니다.

 

2024년 2월 14일

김현철 드림